“IBM·HP 게섰거라“...오라클, 유닉스 3강

유닉스 CPU 개발, 오라클 속도전

김우용 기자 yong2@zdnet.co.kr 2012.01.13 / PM 03:26 오라클유닉스CPUIBMHP인텔


유닉스 서버 업체의 경쟁은 CPU 개발과 연결된다. 현재 유닉스 시장을 양분한 IBM과 HP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시장을 아귀다툼하듯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오라클이 유닉스 CPU 개발속도를 높이며 삼각구도 형성을 시도중이다. 

 

2009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를 발표하고, 2010년 통합을 완료한 오라클은 스팍 T3 프로세서를 내놨다. 지난해는 스팍 T4 프로세서를 선보였고, 올해는 M4와 T5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3년동안 1년마다 유닉스 CPU를 출시하는 모습이다. 

 

오라클의 유닉스 사업은 지난해 T3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오라클 자체도 x86 클러스터제품인 엑사데이터에 더 많은 노력을 들였다. 서버 운영체제인 솔라리스 정식판이 나오지 못한 탓도 있었다. 

 


오라클은 작년 11월 솔라리스11을 출시하면서 유닉스 시장공략 준비태세를 마쳤다. 비슷한 시기 나온 T4와 함께 OS, 가상화, 소프트웨어까지 부족한 면을 다 메웠다. 

 

그러면서 1년에 두종류의 유닉스 CPU를 한번에 출시하려 준비하고 있다. 10% 아래로 떨어진 유닉스 시장 점유율을 다시 되찾는다는 포부가 대단하다. 

 

오라클의 유닉스 CPU는 T시리즈와 M시리즈 등 두 종류로 나뉜다. T시리즈는 썬 스팍의 후계자로 오라클 개발제품이다. M시리즈는 후지쯔와 공동개발된다. 과거 스팍의 두 갈래였던 썬 스팍과 후지쯔 스팍이 오라클의 제품군에 모인 것이다. M시리즈는 일본에서는 후지쯔가 스팍64란 이름으로 판매중이다. 

 

정병선 한국오라클 부장은 “M시리즈는 하이엔드 제품으로 안정성에서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는다”라며 “T시리즈는 미드레인지급에 속하는 제품으로 썬 서버 기술에 기반해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라고 설명했다. 

 

오라클은 2010년 T3 프로세서를 출시하면서 5년에 걸친 CPU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오라클은 CPU 코어와 클럭 스피드 두 측면에 모두 투자해 서버 성능을 2015년까지 40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코어수를 4배, 멀티쓰레드를 32배, 메모리 용량을 16배 높이게 된다. 

 

정 부장은 “2015년 M시리즈와 T시리즈는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되고, 각종 오라클 SW 기능들이 실리콘 기술을 통해 CPU에 내장된다”라고 말했다. 

 

▲ 오라클 스팍 프로세서 개발 5개년 로드맵

오라클이 올해 선보일 M4는 16소켓 이상급의 제품에 사용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T5는 1소켓부터 8소켓까지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두 CPU모두 코어수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오라클은 두 CPU의 개발을 마치고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M4는 쓰루풋을 6배, 싱글 스레드 성능을 1.5배 높이고, T5는 쓰루풋을 3배 높이게 된다. 

 

M시리즈와 T시리즈의 통합작업은 이미 코어 아키텍처 상으로 거의 완료된 상태다. 두 종을 업무용도로 구분하는 것도 모호해져 '가격대비 성능'이냐 '안정성'이냐로 갈린다. 

 

CPU가 새로 출시되면 서버 제품군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작년 T4가 출시됐을 때 오라클이 범용 제품으로 출시한 서버가 4종이었다. M4와 T5 역시 각각 기본제품군을 4종씩 내놓을 경우 1년 내 하드웨어제품 8개를 출시하게 된다. 

 

오라클은 CPU 개발뿐 아니라 엔지니어드 시스템으로 만들어낸다는 점을 강조한다. 오라클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스팍 CPU와 최적화돼 최고 성능을 낸다는 것이다. 이는 IBM의 메시지와 유사하다. 시스템과 SW의 워크로드 최적화를 강조한다. 

 

오라클의 속도전은 T시리즈 업데이트로 나타난다. T5는 2010년 로드맵 발표시점만 해도 2012년 선보일 예정이었다. 1년 앞서 출시되는 것이다. T시리즈가 썬 시절부터 개발돼왔고, 모든 개발 자원을 오라클이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닉스 CPU개발에 대한 견해가 다른 이유

 

올해 세계에 남은 유닉스 CPU제조사인 IBM, 인텔, 오라클 모두 새로운 칩을 내놓게 된다. IBM의 ‘파워7+’, 인텔의 아이태니엄 ‘폴슨’, 오라클의 'M4'·'T5'다. 

 

IBM의 파워7+는 32나노미터 공정으로 속도를 높이고, 내장 캐시를 확장하는 것으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인텔의 폴슨도 32나노공정으로 CPU, 성능은 2배, 대역폭은 33%를 향상시켰다. 

 

3사의 CPU 경쟁은 서버 완제품으로 이어진다. IBM과 오라클이 자체 CPU 개발부터 서버까지 모두 개발하는 반면, HP는 인텔의 CPU를 이용해 서버를 제작한다. 

 

이같은 모습은 각자 회사들이 갖고 있는 역사와 맥이 닿아있다. 

 

IBM은 메인프레임부터 응용 SW까지 모든 컴퓨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의 경험과 영광을 유닉스로 이식하고, 플랫폼을 외부에 개방할 경우 잃게 되는 우월적 지위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오라클은 세계 최대 기업용 SW업체다. 썬과 후지쯔의 하드웨어 개발 능력을 흡수한 상태에서, SW업계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려 한다. CPU 개발단계부터 SW 성능극대화를 주장할 수 있다. CPU에 SW를 집어넣겠다는 계획이 그를 증명한다. 

 

반면, HP는 유닉스 OS인 HP-UX외에 자신만의 특별한 SW를 갖고 있지 않다. CPU를 자체 개발해도 특정 SW에 최적화해야 할 필요가 줄어든다. 대신 우수한 머신 디자인 능력을 갖고 있으며, 시스템 관리 도구가 있다. 

 

이렇다면 SW생태계를 최대한 넓혀야 하고, 시스템 플랫폼 자체를 개방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작년말 발표된 ‘오디세이 프로젝트’가 이를 보여준다. 오디세이 프로젝트는 유닉스인 슈퍼돔2 인클로저에 x86블레이드를 탑재하고, 슈퍼돔2에서 제공되는 각종 성능유지 기능을 x86서버에 제공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HP 독자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메모리, SW 등 관련분야의 전문업체와 협력하게 된다.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이제 CPU만을 논하는 것은 의미없어져 버렸다. CPU를 말하고 있지만, 각 서버업체들이 진정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CPU만 보지 말아달라는 것이었다. 클럭속도나 코어수보다 얼마나 실제 환경에서 잘 쓰이는지, 특정 업무환경에서 얼마나 안정적인가를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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